SMR 소형모듈원자로 특별법 제정 동향과 2025~2026 입법·정책 심층 분석

SMR 소형모듈원자로 특별법 제정 동향과 2025~2026 입법·정책 심층 분석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과 입법의 필요성

2026년 2월,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사에 있어 중대한 분기점이 될 입법적 성과가 달성되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목표 달성과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단순한 기술적 대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였다.

지난 수년간 원자력 산업은 대형 원전 중심의 생태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에너지 안보 위기와 분산형 전원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기존의 법적·제도적 틀로는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2025년부터 가시화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 폭증은 안정적인 기저 부하(Base Load) 전원의 확충을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만들었으며, 이는 SMR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입법적 드라이브의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본 보고서는 2026년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SMR 특별법’)의 상세 조항과 그 함의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수반되는 2026년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예산 및 규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고찰한다. 또한, 한국형 혁신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기술적 특성과 이를 둘러싼 산업 생태계, 그리고 AI 시대의 에너지 안보 전략으로서 SMR의 역할을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향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6년 SMR 특별법 심층 분석

2025년 한 해 동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중심으로 논의되던 SMR 지원 법안들이 2026년 2월, 여야 합의를 통해 하나의 통합된 특별법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법안은 기존 「원자력 진흥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SMR이라는 특정 기술군의 개발부터 실증, 상용화, 수출에 이르는 전 주기를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입법 배경 및 목적 (제1조, 제3조)

SMR 특별법의 제정은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법체계가 갖는 경직성을 타파하기 위함이다. 대형 원전은 건설에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는 반면, SMR은 공장 제작 및 모듈 조립 방식을 통해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유연한 부지 선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기존 규제와 지원 체계는 민간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본 법은 SMR 및 초소형모듈원자로(MMR)의 기술 개발, 실증, 상용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국민 생활의 향상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안 제1조).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여, 국가는 필요한 재원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확충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는 실증 사업 부지 확보 및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함을 규정하였다(안 제3조). 이는 SMR 사업이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닌,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국책 사업임을 법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거버넌스 및 계획 수립 (제5조~제8조)

SMR 산업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육성을 위해 법안은 강력한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하였다.

  •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제5조, 제7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년마다 ‘소형모듈원자로시스템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계획에는 기술 개발의 목표, 추진 전략, 재원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되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하고 그 이행 상황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이는 정권의 변동과 관계없이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 SMR 개발 촉진위원회 (제8조): 범부처 차원의 효율적인 정책 조율을 위해 원자력진흥위원회 산하에 ‘소형모듈원자로시스템 개발 촉진위원회’를 설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 위원회는 SMR 개발 및 지원에 관한 주요 정책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지원 체계 (제9조~제13조)

법안의 핵심은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SMR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지원책에 있다.

실증 사업 및 상용화 지원 (제9조, 제10조)

SMR 개발의 가장 큰 난관인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넘기 위해 실증 지원이 강화되었다. 정부는 실증 사업에 필요한 부지의 확보 및 제공, 기반 시설 구축, 그리고 건설 및 운영 비용까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안 제9조). 이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드는 첫 번째 호기(First-of-a-Kind) 건설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상용화 촉진을 위해 전담 기관을 지정하고, 경제성 향상 기술 개발 및 수출 지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안 제10조).

민간 기업 육성 및 재정 지원 (제11조)

정부는 SMR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민간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행정적·기술적 지원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역량 있는 기업의 신속한 실증을 위해 연구 시설 및 장비 이용을 지원하고, 필요시 사업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조항은 민간의 적극적인 R&D 투자를 유인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연구개발특구 지정 및 혜택 (제13조)

법안 제13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SMR 산업의 진흥을 위해 특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및 「조세특례제한법」과 연계되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표 1. 연구개발특구 지정 시 예상되는 주요 세제 및 행정 혜택

구분주요 지원 내용근거 법령
법인세·소득세 감면– 최초 소득 발생 연도부터 3년간 100% 감면
– 이후 2년간 50% 감면
조세특례제한법 제12조의2
지방세 감면– 취득세 면제, 재산세 최대 7년간 감면 등지방세특례제한법
규제 샌드박스– 신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 적용
– 법령 미비 시 임시 허가 부여
연구개발특구법 제18조의2
인프라 지원– 기반 시설 설치 비용 국비 보조
– 용지 매입비 융자 지원
연구개발특구법 제44조

이러한 특구 지정 조항은 현재 경주 등에 조성 중인 SMR 국가산업단지와 연계되어 클러스터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 상의 첨단기술기업 지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주어지므로, 기업들의 입주와 투자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회적 수용성 확보 및 인력 양성 (제14조~제16조)

과거 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했던 사회적 갈등을 교훈 삼아, 이번 특별법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시책을 의무화하였다.

  • 사회적 수용성 확보 시책 (제15조): 정부는 SMR의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 지역 주민과의 소통 프로그램 운영, 정보의 투명한 공개 등을 포함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이는 SMR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님비(NIMBY)’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다.
  • 전문 인력 양성 (제14조): SMR 전 주기에 걸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및 대학원을 전문 교육 기관으로 지정하고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최근 원자력 공학 전공자 감소로 인한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026년 예산 및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 현황

SMR 특별법이 하드웨어라면, 2026년 확정된 예산과 규제 로드맵은 이를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연료에 해당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2026년을 ‘SMR 규제 체계 완비의 원년’으로 삼고 예산과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6년 원자력안전위원회 예산 분석

2025년 12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6년도 원안위 예산은 총 2,9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158억 원) 증액되었다. 이는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 속에서도 원자력 안전 및 차세대 원전 규제 기반 마련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표 2. 2026년 원자력안전위원회 주요 예산 편성 현황

세부 사업명2026년 예산액전년 대비 증감주요 내용 및 목표
원자력 안전 R&D 총괄1,191억 원+174억 원미래 규제 수요 대응 기술 확보
SMR 규제 기술 개발225억 원신규/확대i-SMR 설계~해체 전 주기 규제 검증 기술
i-SMR 표준설계인가 심사31억 원신규표준설계인가 신청 대비 심사 인력 및 비용
원전 전주기 안전 관리630억 원가동 원전 및 해체 원전 안전성 확인
방사선 감시망 확충3.7억 원인천공항 감시기 5대 추가 (직구 물품 감시)

가장 주목할 점은 SMR 규제 기술 확보에 225억 원, i-SMR 표준설계인가 심사 지원에 31억 원이 배정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 개발이 완료된 후에야 규제 기준을 마련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과 규제 기준 마련을 병행(Two-Track)하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비경수로형(비수냉각) SMR에 대한 선제적 규제 체계 구축 예산도 포함되어 있어, i-SMR 이후의 4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대비도 시작되었다.

SMR 규제 체계 구축 로드맵 (2026.02 발표)

SMR 특별법 통과에 발맞추어 원안위는 2026년 2월 12일, ‘SMR 규제 체계 구축 로드맵’을 공식 발표하였다. 이 로드맵은 2030년까지 다양한 노형의 SMR 인허가가 가능하도록 법적·기술적 기준을 완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사전 검토 제도 도입 (2026년 입법 추진): 인허가 신청 전에 규제 기관이 설계 개념을 미리 검토해 주는 ‘사전 검토 제도’를 도입한다. 이는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설계 변경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전체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핵심 제도가 될 것이다.
  • 인허가 체계의 유연화: 기존의 발전용·연구용으로 양분된 인허가 체계를 선박용, 열 공급용, 수소 생산용 등 다양한 활용 목적에 맞게 세분화하고 개편한다.
  • 단계별 추진 전략: 2027년까지 세부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2028년부터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실질적인 법령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는 i-SMR의 실증 시점과 맞물려 규제 공백을 없애기 위한 치밀한 스케줄링이다.

한국형 혁신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심층 분석

특별법과 예산 지원의 핵심 대상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는 대한민국의 원자력 기술 역량이 집약된 차세대 모델이다. i-SMR은 경제성과 안전성, 그리고 유연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기존 대형 원전과는 완전히 다른 설계 철학을 채택하였다.

핵심 설계 특징: 일체형 및 모듈화

i-SMR은 전기출력 170MWe 급의 일체형 가압경수로(Integral PWR)이다.

  • 일체형 설계: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1차 계통의 주요 기기들을 하나의 압력 용기 안에 모두 집어넣었다. 이로 인해 기기 간을 연결하는 대형 배관이 사라지게 되었으며, 이는 원전 사고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꼽히는 ‘대형 냉각재 상실 사고(LBLOCA)’의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모듈화: 하나의 모듈이 170MWe의 출력을 내며, 수요에 따라 최대 4개 모듈(총 680MWe) 또는 8개 모듈까지 조합하여 건설할 수 있다.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하여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방식을 통해 건설 기간을 기존 대형 원전 대비 획기적으로 단축(약 24개월 목표)하고 건설 비용을 절감한다.

혁신적 안전 개념: 무붕산 운전과 피동 안전 계통

i-SMR은 ‘무한 냉각’을 목표로 하는 피동형 안전 설계를 적용하여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전원 상실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한다.

  • 무붕산 운전 (Boron-Free): 기존 상용 원전은 핵분열 속도 제어를 위해 붕산을 냉각수에 섞어 사용하지만, 붕산은 기기 부식을 유발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i-SMR은 붕산 없이 제어봉과 가연성 흡수봉만으로 출력을 제어하여 기기 건전성을 높이고 폐기물 발생을 줄였다.
  • 내장형 제어봉 구동 장치 (In-vessel CEDM): 제어봉 구동 장치를 원자로 용기 내부에 설치하여, 제어봉이 압력에 의해 외부로 튀어 나가는 ‘제어봉 이탈 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였다.
  • 피동 안전 계통 (Passive Safety): 펌프와 같은 능동적 기계 장치 없이, 중력과 자연 대류 현상 등 자연 법칙만을 이용하여 열을 제거한다.
    • 피동보조급수계통 (PAFS): 증기발생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연 순환으로 제거한다.
    • 피동격납건물냉각계통 (PCCS): 사고 시 격납건물 내부의 압력 상승을 방지하고 열을 외부로 방출한다.
    •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사고 발생 시 운전원의 개입이나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7일 이상, 이론적으로는 무한히 원자로를 냉각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경쟁력 비교 및 경제성

글로벌 선두 주자인 미국의 뉴스케일(NuScale)과 비교했을 때, i-SMR은 건식 격납 건물 방식을 채택하여 차별화를 꾀했다. 뉴스케일은 원자로 모듈을 거대한 수조에 담그는 침수형 설계를 채택한 반면, i-SMR은 공기 냉각이 가능한 건식 설계를 적용하여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높이고 부식 우려를 덜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건설 단가 $3,500/kWe 이하, 발전 단가 $65/MWh 수준을 목표로 하여, 대형 원전 대비 불리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문제를 ‘모듈 생산의 경제’로 극복하고자 한다.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지역 경제 효과

SMR 특별법의 통과는 경상북도 경주를 중심으로 한 SMR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와 전주기 클러스터

경주는 SMR의 연구-실증-생산-운영-해체에 이르는 전 주기를 소화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 R&D 및 실증: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2025~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며, 이곳에서 i-SMR의 핵심 기술 실증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 제조 및 생산: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주기기 제작사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입주하여 공급망을 형성할 예정이다.
  • 운영 및 폐기: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중저준위 방폐장, 중수로해체기술원 등이 집적되어 있어 산업적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입지이다.

기업들의 움직임과 협력 구도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i-SMR 개발의 주관 기관으로서 2030년대 초 첫 호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두산에너빌리티: SMR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지분을 투자하고 주기기 제작 협력을 진행 중이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i-SMR 제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민간 건설사 및 투자: 삼성물산, 현대건설, SK이노베이션 등은 글로벌 SMR 기업(테라파워, 홀텍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SMR 사업 참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AI 시대의 전략적 활용: SMR과 데이터센터의 결합

2026년 SMR 입법의 이면에는 AI 산업이라는 거대한 수요처가 존재한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은 전력망에 전례 없는 부담을 주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위기와 SMR의 역할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1,050TWh로 두 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부하 변동은 기존 전력망의 주파수 안정성을 위협한다.

  • 기저 부하 제공: 태양광이나 풍력은 간헐성 문제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 반면 SMR은 기저 부하를 담당하며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 그리드 파트너 (Grid Partner): i-SMR은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에 맞춰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부하 추종 운전(Load Following)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전력망의 안정성을 지키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가치

SMR 특별법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결합될 경우, 데이터센터 인근에 SMR을 건설하여 송전망 건설 비용을 최소화하고 송전 손실을 줄이는 ‘직접 전력 공급(PPA)’ 모델이 가능해진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균형 발전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결론: 과제와 전망

2026년 SMR 특별법 제정과 예산 확보는 대한민국이 SMR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기술 개발과 규제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투 트랙 전략’은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남아 있다. 첫째, 사회적 수용성이다. 법적으로 수용성 확보 시책이 의무화되었지만, 실제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난제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질적인 지역 상생 방안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제2의 부안 사태나 밀양 송전탑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둘째, **상용화 시점의 간극(Gap)**이다. AI 전력 수요는 당장 2026~2027년부터 폭발하는데, i-SMR의 상용화는 2030년대 초로 예상된다. 이 시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 그리고 패스트트랙 인허가를 통해 이 기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SMR은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AI, 반도체, 철강 등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이번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민·관·학·연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SMR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에너지 주권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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